* 부산지방법원 2018가단31630* 소유권이전등기

1. 사건의 개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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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고와 피고는 모녀지간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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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고는 올해 나이 76세로서 40년간 시장에서 생선장사를 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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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편과 슬하에 5남매를 두었는데, 장남은 일찍 사망했고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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피고가 둘째이자 장녀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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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고는 남편과 단둘이 주택에서 살았는데 남편이 먼저 사망했고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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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다 얼마 후 원고 소유 주택지 일대가 재개발에 들어갔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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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를 알게 된 피고는 엄마인 원고에게 주택 소유권을 넘겨주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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앞으로 평생 원고를 잘 부양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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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말을 믿고 원고는 피고에게 주택을 증여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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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피고는 증여를 받자마자 태도를 돌변하여 원고를 제대로 부양하지 않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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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에 원고는 어쩔 수 없이 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.

2. 결    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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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 이 사건은 방송에 먼저 보도된 사건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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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고의 사정을 딱하게 여긴 같은 시장 상인들이 방송국에 제보를 했고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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KBS <제보자들>이라는 프로에 방송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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담당 PD와 작가는 원고를 법적으로 도울 수 있는 변호사를 찾았고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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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산지방변호사회 홍보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황민호 변호사가 나서게 된 것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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황민호 변호사는 부담부 증여의 법리를 끌어 와 적극 주장을 펼쳤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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즉, 원고는 부양을 조건으로 피고에게 증여를 한 것인데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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피고는 그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증여계약을 취소한다는 논리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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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송 도중 이 사건은 KNN <시사만사>라는 프로에도 방송되며 관심을 모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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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법원은 결국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말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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증여계약서에 ‘부양’이라는 조건이 기재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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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 법원이 얼마나 형식에 치우쳐 불합리한 판단을 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판결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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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고는 노령에 자신의 전 재산과 다름없는 집을 잃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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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장 안에 있는 쪽방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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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해야 하는 법원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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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 지울 수가 없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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판사는 법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인간에 대한 따뜻한 마음부터 품어야 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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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게 바로 법원이 부르짖는 인권이요, 참된 정의 아닐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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